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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녀는 예뻤다 날짜 18.05.29

[김윤덕의 줌마병법] 그녀는 예뻤다

 

조선일보 김윤덕 문화1부장

 

20년 만에 본 대학 시절 '퀸카'

화사한 얼굴, 몸매 그대로인데 두 아들 키우며 직장 다니다 가슴에 혹 생겨 수술까지 했네

"이 가열한 삶 자식들은 알까? 그래도 꿋꿋이 살아남을 거야"

J를 만난 건, '셀럽파이브'가 유튜브 바다를 휘젓고 있을 때다. 한물간 개그우먼들이 빨갛고 노란 투피스를 입고 나와 디스코 리듬에 맞춰 춤추는 영상이 100만뷰를 돌파했대서 온 나라가 시끌시끌했다. 막춤이라 깔보고 따라 했다간 발목 꺾이기 십상. 다만 그 뻔뻔하고 우악스러운 표정이 거울 속 누군가와 판박이라 시큰 연민이 솟았다.

 

J는 달랐다. 대학 시절부터 일찌감치 줌마계로 분류된 우리완 타고난 원판이 달랐다. 미세 먼지 자욱한 봄날 광화문 대로변에서 J를 한눈에 알아본 것도 그 우월한 외모 덕이다. J에 대해 풍문으로 들은 건 두 가지였다.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졸업하자마자 외국계 기업에 입사한 것, 떠르르한 혼처 마다하고 농활에서 만난 고학생과 열애 끝 결혼했다는 것. 어디서부터 물어야 할지 몰라 머쓱한 내게 J는 유방암 수술한 사연, 3 아들과 사는 얘기를 봇물로 토해냈다.

 

정확히는 암이 아니고 암이 될 뻔한 혹 덩이를 제거한 수술이었지. 수술실 앞에서 등 터진 환자복을 입고 대기 중인데 큰 녀석한테 전화가 걸려오더군. 장남이라 다르구나 싶어 목울대가 뜨거운데, 이 자식 하는 말. "엄마 카드로 친구들이랑 영화 보러 가도 돼?" 마취에서 깨 사방이 어질한데 전화가 또 걸려와. "엄마, 라면 어디 있어?"

 

집과 회사를 널뛰며 살아도 식구들 생일은 목숨 걸고 챙긴다가 내 철칙인데, 정이 가기만 하지 돌아오진 않더라고. 회사 동료들이 내 생일이라고 케이크를 사왔길래 먹고 남은 걸 집으로 들고 왔더니 남편이 반색하며 물어. "오늘 누구 생일이야?" 반쪽짜리 빵 위에 촛불 켜고 생일 축하 노랠 부르는데 두 아들놈 연신 하품만. 돌연 남편이 베란다로 내달리더니 박스를 한 개 들고 오네. 한 상자에 5만원 하는 짭짤이(대저)토마토. 남편이 통 크게 말했지. "생일이니 너 혼자 다 먹어!"

 

결혼기념일에 미나리 다발 받아본 적 있니? 퇴근길 남편이 하얀 잔꽃 우수수 핀 다발을 한 아름 안고 들어섰지. 안개꽃인가 싶어 얼른 받아드는데, 남편이 외쳤어. "얘들아, 오늘 저녁은 미나리 데쳐서 와사비 간장에 실컷 찍어먹자꾸나!"

 

3? 남자애들은 판판 놀다가도 때 되면 무섭게 파고든대서 기다린 세월이 17. 정말로 첫 모의고사가 닥치니 새벽까지 불이 훤해. 너무도 황송하여 몰래 들여다보니 유럽 프리미어 리그 축구 경기를 시청하고 계시더군.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게 대한민국 입시. 교육부총리도 몰라서 헤매는 입시를 일개 맞벌이 엄마가 무슨 재주로. 마음이나 일찍 비웠으면 가슴에 혹 덩이는 안 달았을걸.

 

그래서 완전히 내려놨지. 자고로 창생의 고통 어린 삶을 맛본 자가 왕업을 이루는 법. 훗날 우레처럼 떨쳐 울릴 사람은 구름으로 먼저 떠돈다 하였으니 철부지 내 아들도 세상 쓴맛 신맛 다 겪으면 득도하는 날 오지 않을까. 시험이 내일인데 동이 트도록 축구 중계 보는 배짱도 아무나 못 갖는 비범. 로봇과학자에서 축구선수로, 요리사에서 파일럿으로 해가 바뀌면 꿈도 바뀌는 천하태평 내 아들을 보면, 포커플레이들 판치는 엄혹한 세상에서 저 대책 없는 낙관과 무딤 또한 삶의 강력한 무기가 되지 않을까 헛된 희망을 품곤 하지.

 

, 결혼식에 널 초대 못 해 미안. 목동 파리공원에서 열린 '세기의 결혼식'이었지. 날은 춥고 바람은 왜 그리 불던지. 고시에 거푸 낙방하다 변두리에 작은 카페를 연 사위가 야속해 친정 부모님은 연신 눈물만 찍어내는데, 고향서 관광버스 대절해 올라온 남편 친구들은 만세 부르며 축포를 터뜨리다 내 웨딩드레스에까지 빵꾸를 냈지. 울다 웃느라 눈두덩이 빨개도 사랑은 이처럼 뜨거워야 한다고 믿었던 시절. 빤쓰 바람에 만고강산 코 골며 자는 반백의 남편을 보면, 우리가 정말 사랑했던 걸까 회의가 몰아치다가도, 살가운 맛이라곤 없이 노상 도끼눈 뜨고 으르렁대는 여자와 곁눈질 않고 살아준 20년 세월이 뭉클해 이불을 덮어주게 되더라고.

 

커피를 리필한 J가 동영상을 하나 보여줬다. 지난해 열성 고객 감사 파티에서 마케팅팀 후배와 듀엣으로 선보였다는 '아임 쏘우 섹시'. 까만 정장에 선글라스를 끼고 펑키 리듬에 맞춰 춤추는 화면 속 J는 스무 살 때와 다름없이 늘씬하고 요염했다.

 

"운동권도 아니었던 내가 이렇듯 가열차게 사는 걸 우리 집 세 남자는 알까?" 올해 연습하는 춤은 '셀럽 파이브'란다. "숨이 깔딱 넘어갈지도. 그래도 꿋꿋이 살아서 다시 만나자."

 

파도 같은 군중 사이로 손 흔들며 사라진 그녀는, 정말 예뻤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28/2018052803477.html

 

우리들의 삶이 이렇지 않을까요?

오늘한번 나 자신을 되도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해서 이글을 퍼옵니다.

누구나 공직에 발을 디디는 순간 반평생을 몸바쳐 일해야 하는데,

일을 할 때는 무소처럼일을 하고, 놀때는 흔히하는 이야기로 머리가 깨지도록?

놀아봐야 일을 할 때 더 신나게 일하지 않을까요?

오늘도 더워지려고 하네요

직원여러분 파이팅 합시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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